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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Z를 탄생시켰다. 산발적으로 흘리는 피와 이유 모를 두통이 Z를 낳으라고 독촉했다. Z는 나의 외국인의 몸과 정신에서 반토막 쯤 떼어낸 반-가상의 여자이며, 어디를 가던지 외국인이다. Z는 난생 처음 다양한 사회적 코딩으로 인해 자신을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들을 마주한다. 그녀는 곧 자신이 타인들이 만들어낸 사회구조적 시각에서 어떤 상으로 비춰지는지를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함께 비슷한 시공간적 이동을 겪은 다른 몸들을 통해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에 대한 분노, 슬픔, 체념, 기쁨을 흡수해 체화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피부색이 달라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한 과거나 현재의 영혼, 세계화의 흐름에 끼워지지도 못한 이, 자유로운 사랑이 텍스트로만 존재하는 곳에서 갇혀있는 등, Z는 나에게서 태어나 진공(vacuumed)됨과 동시에 그 누구의 몸이 대입될 수 있는 존재이다. 코어가 아닌 주변 카테고리에 분류되어 있는 그 누구도 Z가 될 수 있으며 Z가 속해 있었던 공간과 이동 경로를 체험하며 그녀의 궤적에 본인의 경험을 대입하고 첨가할 수 있다.

<Polymorphic Wounds 다형적 상처> 는 그러한 Z의 파편적인 인생 이야기를 꾸린 책이다. '기호와 코드로서의 몸이 과연 얼마나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는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상념이 결국 그 몸의 해석마저 구조적 틀에서 이루어지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에 괴리를 느꼈다. 주변부에 머무르는 모두의 몸을 재료삼아 어떻게든 그 구조적 틀과 현대적 몸이 무엇인지를 조명하려는 텍스트적 시도로써, Z의 몸을 위협하는 상처/질병/편견과 몸의 최대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보호시스템인 면역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상처를 메우기 위한 주인공 Z의 행위들은 구조에 안착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인식, 이를 메타포로 사용하여 다양한 이야기 (보이는 몸을 가진 존재의 다름,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살 뭉텅이와 근육의 단편성, 정체성 형성에는 스스로가 얼마나 개입할 수 있는지 등)을 전개한다. Z의 자서전이면서도 이 현실 세계에서는 소설로 치부되는, 장르의 경계에서 알쏭달쏭한 존재를 주장하는 책은 곧 각기 다른 에피소드들을 다룬 설치물로도 이어질 것이다

Polymorphic Wounds 다형적 상처

2019 ongoing project

Artbook, 148  x 21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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